어제 온종일 초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도 제대로 못 하고 있었는데 저녁이 되니까 갑자기 대기가 "보통"수준 이상으로 좋아졌다.

간만에 상쾌한 밤바람도 쐬고 저녁도 먹을 겸 해서 무작정 홍대로 갔고, 홍대가 가까워질수록 파블로프의 개처럼 일본라멘이 먹고 싶어졌다.

홍대 앞은 약 15여년 전에 하카타분코가 생긴 이후로 일본라멘의 전쟁터 같은 곳이 돼 버렸는데 내가 가끔 가는 부탄츄도 거의 10년이 다 돼 간다.  


평일 저녁 8시가 넘으니 주말처럼 대기줄은 없었다. 어차피 손님 회전이 빠른 곳이니까 주말 저녁에 가도 보통 10~20분 사이에 자리가 나는 거 같았다.


원래는 늘 먹는 토코 돈코츠라멘을 먹으려고 갔었는데, 이번엔 마제소바(混ぜそば: 비빔면)라는 한정메뉴도 따로 팔고 있었다. 

8,500원인데 마침 딱 2그릇 남았다고 했다.


난 새로운 메뉴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편이다. 국물이 없는 메뉴고, 혹시라도 맛 없으면 어쩌나 해서 잠깐 고민했지만 

그래도 호기심에 한 번 시켜보기로 했다. 맛이 있든 없든 이런 것도 작은 재미니까.


얼핏 보면 덮밥인 차슈동처럼 생겼다. 창문에 마제소바 먹는 법도 적혀 있었는데 그릇바닥부터 위로 섞어보라고 나와있다.


아하!


면이 조금 들러붙어서 비비기에 뻑뻑한 느낌이었는데, 이럴 땐 다시마식초를 살짝 곁들이라고도 친절하게 설명이 돼 있다. 

설명대로 해보니 정말 한결 면이 부드러워졌다.

양이 부족하다 싶으면 "오이메시(追い飯)"라는 작은 공기밥도 공짜로 주는데, 한국식으로 저 면 위에 밥을 다 던져 넣고 비벼먹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

보기에도 별로고, 밥과 면 둘 다 뻑뻑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차슈를 반찬삼아 밥과 같이 먹기를 권한다.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시키면 국물도 곁들여주는 것처럼, 여기서도 돈코츠 국물을 따로 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한 번 먹어볼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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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교동 330-19 | 부탄츄 홍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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